24일 석왕사에서 열린 다문화축제 20주년 행사는 임영담 스님과 인명진 갈릴리교회 목사(전한나라당 윤리위원장)이 함께 해 이주노동자들의 ‘생일잔치’를 축하했다. 석왕사는 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성지일 뿐만 아니라 불법을 상징했던 과거 이주노동자들의 유일한 도피처였고, 스님의 “모두 내게로 오라”는 설법은 오늘날 이주노동자에 대한 호혜의 정신으로 꼽히고 있다.

또 인명진 목사도 한때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 대변인을 보낸 재야인사의 대표주자 였고, 구로동에 소재한 갈릴리교회도 비슷한 시점에 이주 노동자들의 안식처를 마련했다.

이날 영담스님은 20년 전 석왕사에 최초로 마련된 외국인이주 노동자의 컨테이너박스를 모태로 해 출발해 현재 외국인노동자의 집으로 정착하기까지 부천시장을 지낸 원혜영 국회의원의 역할에 대해 큰 감사를 보냈다.

영담스님은 “사회적 약자를 돕기 위해 불법(不法)으로 찍힌 외국인 노동자들의 피난처를 한국노총 위탁 근로자복지회관에 마련해 준 원 시장(의원)의 행위가 바로 불법(佛法)”이라고 역설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전시회를 위해 석왕사를 찾은 가수 조영남이 평소 음악과 미술 그리고 글이 한 통숙이라고 말한 부분을 언급한 후 그 말에는 부처와 자신이 한 통속이라는 뜻이 담겨있는 것 이라고 덕담했다. 그는 조 씨의 그림에 유난히 많은 화투장이 등장하는 부분에도 “화투에는 다섯가지 오방색이 담겨있고, 코카콜라 깡통은 미국 문화를 상징하는 것인데 이는 일체유심(一切唯心)의 정신을 깨친 것”이라고 해석했다.

영담스님도 조씨의 작품전을 도운 신정아씨(큐리에이터)의 ‘세상으로의 출가’에 대해서도, “사람이기에 허물이 있는 것이고, 잘못을 바로잡는 방법은 골방에서 나와 대중과 함께 하며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참회”라며 신씨의 오출을 매우 용기가 있는 행위라고 칭찬했다.

이날 행사에는 손인환 부천외국인지원센터장(한의학박사)가 사회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