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주노동자방송국] 여수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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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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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04.03 16: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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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규명 없는 재발방지 대책은 무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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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방송국 migrantsinkorea＠migrantsinkorea.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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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명의 유골이 임시 안치된 여수시립승하원 추모관 |
지난 30일 오전 10시 법무부 출입국 관리국장을 장의위원장으로 하여 여수 성심병원 종합검진센터 5층 대강당에서 화재 참사로 억울한 죽음을 맞이한 고 김광석씨 등 10명의 영결식이 열렸다.
시민단체의 불참 선언으로 법무부가 독자적으로 준비한 장례식과 여수 보호소 앞에서의 노제, 이후 여수시립 승하원에 고인의 유골을 보관하기까지의 과정은 신속하게 처리되었다.
여수 화재 참사 문제는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우선 화재 원인에 대한 경찰의 수사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공동조사단을 꾸려 전면적으로 재수사해야 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은 무시당했다.
협상이 모두 끝났다고 하지만 이 협상에서 소외된 고 김광석씨의 유가족은 배상금 협상에서 제외 되어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제일병원에 입원중인 생존자 두 명은 보호일시해제를 받지 못했으며 환자협상에서도 제외 당했다.
또 화재 후 청주외국인보호소로 이송된 7명의 이주노동자들도 엄연히 화재로 인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음에도 현재까지 보호일시해제를 받지 못하고 협상에서도 제외되었다.
공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이들 7명의 보호일시해제는 소장의 결재만 남겨둔 상태로 차일 피일 미루어졌다고 한다. 그는 아마도 여수 화재 참사 환자들의 협상이 완료되기 전에 풀려나, 협상에 결합할 것이 두려워 법무부에서 의도적으로 일정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렇게 눈에 보이는 미결점 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미결점들이 있다. 그것은 법무부에 맞서 활동을 펼쳐 왔던 유가족과 환자가족, 공대위 안에서의 분열이다.
지난 13일 협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고 이 과정에서 유가족과 환자들은 분열되었다. 또한 공대위도 서울과 여수 두 개의 농성장으로 나누어지는 고통을 겪어야 했다. 협의서에 서명한 유가족들이 환자가족들의 농성장을 방문하였을 때, 환자가족 대표와 유가족 대표가 서로 큰 소리로 다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2월 25일 서울역 앞 집회에서 민주노총 주봉희 부위원장은 화재 참사의 주범인 법무부와 출입국이 아니라 외노협을 비판하는 발언을 하여, 이후 외노협이 여수 공대위 상황실에서 철수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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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수 성심병원 공대위 상황실 29일 풍경 |
여수 상황실에서 철수하여 서울 기독교 회관 7층 에서 지난 20일부터 미등록 이주노동자 합법화를 요구하며 농성을 진행했던 외노협은 장례식 하루 전날인 29일 오전 11시 강명득 출입국관리국장이 여수 화재 참사에 대해 사과하고, “인력송출 협약(MOU)을 체결한 국가에 대해 방문취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받는 것으로 농성을 접었다.
여수 공대위는 유가족들이 변호사 없이 협상에 들어가면서 지원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유가족과 법무부의 협상은 철저하게 비밀리에 이루어졌다. 24일 고 김광석씨의 유가족을 제외한 9명 사망자의 유가족들이 1억 2천 여 만원의 배상금을 받는 내용으로 법무부와 협의서에 서명한 사실은 법무부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로 알 수 있었다. 그러나 협상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유가족들이 환자가족과 분리되어 협상을 완료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공증 서류를 본국에서 받기 위해 분주하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환자가족들은 공대위와의 의견 조율 없이 독자적으로 여수 시청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가기로 결정한다.
3일간의 단식농성을 마친 환자의 가족들은 배상금 1,000만원과 동방가족 1인의 체류를 보장 받는 안으로 30일 새벽2시경 극적으로 협상안을 타결했다.
현장에서 두 달간 밀착 취재를 해 왔던 이주노동자방송국이 보기에 이 분열 과정에서 가장 큰 이득을 취한 것은 법무부측이다. 그리고 가장 큰 피해자는 고 김광석씨의 유가족들이다. 사고 소식을 듣고 달려온 이들을 맞이한 것은 공항에서부터 여수 분향실까지 꼬리표 처럼 따라다니던 ‘방화범의 가족’이라는 누명이다.
여수시립 승하원에서 고 김광석씨의 시신이 화장장으로 들어갈 때 가족들은 “불이야”, “ 광석이 니가 또 불질렀지” 라며 방화범의 누명을 벗기지 못하고 가족을 보내야만 하는 억울한 심정을 보이기도 했다.
두 달 동안 여수 상황실에서 유가족 지원을 했던 공대위 활동가들은 “진상 규명 없이 치루어 지는 법무부 주관의 장례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본래 영결식에 1시간 앞서 공대위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려고 했으나, 장례식 날 아침 쏟아지는 유족들의 통곡 앞에서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여수 출입국 관리소 앞에서 노제가 치루어 질 때 유가족들 뒤에서 묵언의 피켓 시위를 하던 한 공대위 활동가의 눈물은 이렇게 법무부의 일방통행으로 마무리되는 화재 참사 수습에 대한 반감의 표현일 것이다.
오늘로서 7일 앞으로 다가온 여수 2012 세계 박람회 실사단의 방문을 앞두고 여수시가 유가족과 환자의 가족들이 신속하게 출국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법무부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유가족과 환자 가족들이 여수시를 떠나 본국으로 돌아간다고 해서 여수 출입국 관리소 내 보호소의 화재 참사의 문제가 모두 해결된 것은 아니다.
여수 외국인 보호소 화재 참사에서 제일 중요한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발방지대책 또한 정확한 진상규명 없이는 무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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