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인권단체가 정부 행정기관들의 외국인 차별을 시정해 달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넣었다.

이들은 이주노동자나 외국인들이 임금 차별이나 보험 혜택은 물론 법률 소송에 있어서도 불이익을 받고 있다며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산업재해로 목디스크와 안면 신경마비 등 8급 장해판정을 받는 스리랑카 노동자 S씨..

S씨는 지난 22일 산재 노동자에게 제공되는 직업재활서비스를 신청하기 위해 근로복지공단 부산본부를 찾았다.

하지만 공단측은 '외국인은 직업재활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며 신청조차 받으려 하지 않았다.

현행법상(산업재해보상보험법과 근로기준법) 이주노동자도 근로자로 인정받을 수 있어 산재보상을 받을 수는 있지만 산재 복지사업인 재활 교육 관련 규정상에는 외국인은 해당 근로자가 아니라는 게 이유이다.

결국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인과 동일하게 산재 보험금을 내고도 산재 보상 외에 재활을 위한 직업교육은 받을 수 없는 것이다.

네팔인 노동자 P씨는 3년치 퇴직금 등 체불 임금을 받지 못해 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한 경우다.

사업주가 출석조차 하지 않아 법률구조신청 절차를 밟게됐다.

하지만 외국인 등록이 말소된 불법체류자 신분이라는 이유로 동사무소에서는 소송에 필요한 사업주의 주민등록 초본을 발급해주지 않아 법률적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처지가 됐다.

'부산외국인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에서 임금상담을 하던 외국인 선원들은 '해양수산부 고시'에 외국인 선원 특례조항이 있어 한국인 선원보다 10만 원 이상 낮은 최저임금을 적용받는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해양수산부 고시에 명시된 외국인선원 적용특례조항은 "선원노동단체와 사용자단체 간에 단체 협약으로 합의된 외국인 선원 최저 임금은 70만 원"으로 규정돼 있었던 것이다.

이는 2007년 1월 31일까지 선원 최저임금액이 월 80만 5천 원으로 고시된 것과 비교해 10만 원 이상 낮은 것이며, 최저 임금을 합의하는 주체도 자신들이 배제된 한국인 선원과 선주들인 셈이다.

이처럼 국가가 지정하고 있는 법규 상당수는 외국인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 조항을 오랜기간 유지하고 있다.

'부산 외국인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 이미란 상담실장은 "한국정부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시정하고 열린 사회를 지향한다며 갖가지 시책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외국인들에 대한 차별이 사회 곳곳에서 상존하고 있으며 이것이 이주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 요인이 되기도 하고 한국사회의 인종차별을 드러내는 지점이기도 하다."

인권모임은 한국에 거주하는 사람이 모두 한국인일 거라는 시대착오적이고 폐쇄적인 법규가 인종차별과 외국인 인권침해를 조장하고 있다며 국가인권위에 이들 3개 정부기관의 사례들을 개선해주도록 진정을 제기했다.



부산CBS 강동수 기자 angeldsk@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