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코리언 드림을 안고 한국에 왔다가 숨진 한 태국 이주노동자가 15일이 되도록 영안실에 쓸쓸히 방치되고 있어 주변 사람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지난 10일 식도파열로 숨진 태국인 아타차이(33)는 2004년 6월 입국한 뒤 지난해 뒤따라 입국한 부인 아농(35)과 함께 올해 1월부터 인천시 오류동 ㄷ공업사에서 기숙을 하며 용접 일을 일해 왔다. 그는 이달 3일부터 목과 가슴에 심한 통증을 느껴 공장 인근의 한 정형외과에서 통원 치료를 받았으나, 호전되질 않자 10일 오전 병원 앰브런스로 김포시에 있는 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아타차이는 병원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피를 많이 토하는 등 출혈이 심해 이날 오후 6시40분께 숨졌다. 병원 관계자는 “정밀검사 결과 폐에 물이 차는 늑막염으로 인한 식도파열(위장출혈)로 숨진 것으로 진단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식도가 파열될 정도면 상당히 오래 전부터 통증이 심했을 텐데 돈을 벌기 위해 이를 숨기고 일을 한 것이 치료 시기를 놓친 것 같다”며 “환자 본인도 2~3개월 전부터는 몸이 좋지 않아서 먹지 못했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여행 비자로 입국한 아타차이는 불법 체류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영안실에서 쓸쓸히 남편을 지키고 있는 부인 아농은 “고향에 14살과 4살된 두 딸을 친정 어머니에게 맡기고 한푼이라도 더 벌어보기 위해 한국에 왔는데 돈은 커녕 남편만 잃고 말았다”며 비통해 했다.

안정호 신부(천주교 예수회 이주노동자의 집 ‘이웃살이’ 대표)는 “병원비와 장례비로 400여만원이 넘게 나와 태국에서 온 이주 노동자와 태국 대사관 등에 도움을 요청한 상태”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김영환 기자 ywkim@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