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외국인노조 설립=‘서울·경기·인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 아노아르 위원장(34)은 25일 “휴일인 24일 외국인 노동자 100여명이 모여 창립총회를 열고 우리 힘만으로 노조를 결성했다”고 밝혔다. 그는 “노동자로서 당당한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조만간 노동 당국에 설립 신고서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총회에서 자체 노조규약 작성 및 노조 설립에 필요한 임원을 선출하는 등 외형상 노조설립 요건을 갖췄다.

이들은 규약에서 ▲이주노동자 단속 추방 반대 ▲이주노동자 근로조건 개선 및 권리 확보 ▲이주노동자 합법화 등을 주요 목표로 내걸었다.

노조원들은 필리핀·방글라데시·네팔 등의 국적을 가진 외국인들로서 현재로서는 모두 수도권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다. 아노아르 위원장 등 노조원의 상당수가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합법화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편이어서 당분간 법외노조로 남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노조는 노조합법화 투쟁도 병행키로 했다.

노조 결성은 2001년 민주노총 산하에 만들어진 평등노조 이주노동자지부가 독립하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이주노동자지부는 지난해 말까지 명동성당에서 ‘강제추방 저지 농성’을 벌인 바 있으며, 아노아르 위원장은 당시 농성단 대표를 맡았다.

한국에 들어온 지 9년째인 아노아르 위원장은 “단속과 추방을 피해 다니기보다는 노조원들과 함께 고용허가제 철폐, 노동3권 보장 등을 요구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빈민대회 조직위 결성=전국빈민연합, 한국빈민문제연구소, 전국민중연대 등 60여개 단체는 25일 ‘빈곤 해결을 위한 2005 전국 빈민대회 조직위원회’를 결성하고 오는 27일 전국 규모의 빈곤해결 촉구집회를 대대적으로 열기로 했다.

이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가계부채 평균 3천만원, 신용불량자 4백만명 육박, 생계형 자살자 급증 등 빈곤 문제가 위험 수위를 넘었다”며 “하지만 정부는 비정규직을 더욱 확산시키려 하는 등 빈곤문제 해결을 위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기는커녕 빈곤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정부에 대해 ▲비정규직 법안 철회 ▲쌀개방 반대 ▲무상의료·무상교육 실현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선 ▲세계무역기구(WTO) 반대 등 29개 요구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27일 서울 종묘공원에서 ‘빈곤해결을 위한 2005 빈민대회’를 열고 정부에 대해 요구안을 수용할 것을 촉구키로 했다.

〈장관순기자 quansoo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