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거주 외국인의 수가 65만명을 넘었고,한국인으로 귀화한 외국인도 6000명을 넘었다고 한다. 이들은 한국에 대한 정보를 어떻게 얻고 있을까. 언어문제로 국내 대중매체를 이용하기도 쉽지 않은 외국인을 위한 몇몇 프로그램들이 소중하게 자리하고 있다.

우선 교통정보. 교통방송(TBS)은 매시 55분에 서울 교통상황을 영어로 안내한다. 어느 길이 막히고 있는 지,어느 길에서 교통사고가 일어났는지 등을 상세히 알려준다. 서울에서 오래 생활한 한 외국인들은 운전을 할 때 이 프로그램을 꼭 듣는다고 한다. 어느 국제 도시보다 교통상황이 복잡한 서울에서 이 프로그램은 낯선 도로 위의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주고 있다.

생활정보 프로그램 ‘Hi,Seoul’(교통방송·월∼토 오전 9시5분)과 ‘I Love Seoul’(교통방송·월∼금 오후 9시5분)은 서울의 문화행사,행정 정보를 비롯해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알아두어야 할 사항들을 꼼꼼히 전해준다. 서울 페스티벌은 무엇이고,한국의 지폐 크기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호주대사관 주최의 한국 사진전은 언제 열리는지 등 2분 남짓한 방송이지만 외국인들에겐 알찬 서울살이를 위한 알림이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강습프로그램 ‘Let’s Speak Korean’(아리랑TV·월∼금 오전 6시50분,오후 11시50분)은 리사 켈리의 노련한 강의와 스테판 리비어의 유머가 낯선 한국어에 다가서려는 외국인들에게 그 거리를 좁혀주고 있다. 요즘 인기를 얻고 있는 매운 맛의 불닭,웰빙붐을 타고 많은 사람들이 도전하는 요가,인터넷 번개팅 등을 대화의 주제로 한 것을 보면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살아있는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인지 짐작할 수 있다.

생활정보나 한국어 강습만큼 중요한 것이 요즘 증가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방송일 것이다. 특히 생계를 위해 본의 아니게 불법체류자가 된 외국인 노동자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은 한국사회내의 또 다른 소외 문제를 다루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주노동자의 세상’(RTV·매월 셋째 토요일 오후 9시)은 이주노동자들의 자신들의 언어로 자신들의 현실과 어려움을 얘기한다. 또 이들의 눈에 비친 한국사회의 모습을 여과없이 보여주고자 한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방송제작 기술을 새롭게 익혔다고 한다.

공희정(스카이라이프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