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3일 <헤럴드경제>는 '고용허가제 송출료 비리 물의'(11면)라는 제목하에 '고용허가제로 입국하는 외국인근로자들이 산업연수생보다 현지에서 2배 이상의 높은 수수료를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하면서 증거자료로 필리핀 송출비용 관련 영수증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해명 보도를 통해 '고용허가제 송출과정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국가별 송출비용을 항공료 등 실비 위주로 내역을 심사 승인하고 있고, 두 차례에 걸친 송출국가 현지조사(04년 8월, 12월) 및 기입국한 근로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등을 통해 비공식 수수료가 없음을 확인한 바 있다'고 주장하며 증거자료로 공개된 영수증이 한국어로 작성되어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 이주노동자노조(IBM) 로니(Ronie)씨 역시 노동부가 송출국의 송출과정에 지나치게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송출 과정에 이미 문제가 발생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로니씨는 인도네시아 노동부에서 출국 전 실시하고 있는 교육 안내문을 그 증거자료로 제시했다.

▲ 인니노동부 출국전 교육 안내문

ⓒ2005 고기복

출국안내문에 의하면 이주노동자는 귀국항공권을 구매할 수밖에 없다. 귀국항공권의 경우 1년이 지나면 무용지물이 되는데, 3년을 작정하고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이 절차를 모르고 환불을 받지 않을 경우 항공사만 부당한 이익을 취하게 된다.

이 점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귀국보험료가 있는 마당에 귀국항공권 구입은 불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한 산재보험의 경우 모든 사업장에서 의무가입이 되기 때문에 이중부담을 하는 꼴이 된다.

이러한 사실에 대해 증빙서류를 갖고 문제점을 지적하자 노동부의 김수진 사무관은 "지난 12월에 실사를 통해 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귀국항공료 부분은 인도네시아 노동부로부터 받은 문서에는 누락되어 있다. 귀국항공료가 따로 책정돼 있을 경우 MOU(양해각서)에 따라 인력도입을 중단할 수 있다.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의 위와 같은 답변에 대해 로니는 "두 차례의 실사 결과 큰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는 건, 송출국에서 무슨 문제가 발생하건 아무런 간섭도 하지 않았다는 말과 같다. 쓸데없이 청구되는 비용이 한눈에 봐도 400달러 가까이 되는데, 그 다음이야 말해 무엇하겠냐"면서 "한국노동부가 송출국가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호언하고 있지만, 송출과정 문제점에 대한 관련단체 활동가들의 계속되는 주장에 대해 귀를 막고 있다"고 일침을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