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은 3-9일간의 긴 연휴로 이 기간동안 음식점 등 대부분의 시설이 문을 닫거나 각종 기관·단체에서도 별다른 행사를 마련하지 않아 고향을 찾지 못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에겐 반갑지 않은 명절이 되기 때문이다.

지난달 31일 대전외국인이주노동자센터(이하 대전외노센터·소장 김봉구)에 따르면 설날인 오는 8일 대전외노센터 주관으로 ‘외국인노동자 설 한마당’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며 충남지역에서는 7-9일 외국인노동자 초청행사가 열린다.

대전외노센터는 이날 행사에 100여명의 외국인노동자들이 참가, 나라별 장기자랑과 노래자랑, 음식 만들기, 레크리에이션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충남 아산외노센터와 천안 임마누엘교회도 8-9일 이틀간 외국인노동자 300여명을 초청, 각 나라별 전통문화를 공연하고 음식도 함께 만드는 등 고국을 찾지 못하는 이들을 위로할 계획이다.

반면 대전시와 충남도를 비롯한 각 자치단체에서는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행사를 준비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 외국인노동자들에 대한 무관심을 단적으로 드러냈다.

특히 이들 기관들은 최근 10년간 외국인노동자를 위한 행사를 단 한건도 개최하지 않았으며 각 외노센터들의 후원 요청에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대전시와 충남도에서는 매년 대덕연구단지 외국인 연구원 가족 및 유학생들을 위한 추석맞이 행사만을 개최, 전시성 행사에만 급급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대전지역에는 1·2, 3·4산업단지를 비롯해 각종 사업장에 3000여명의 외국인노동자들이, 충남지역은 천안과 아산, 당진 등지에 1만8000여명이 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외노센터 김봉구 소장은 “설 등 명절이 되면 고향을 찾지 못하는 외국인노동자들의 서러움은 더욱 깊어진다”면서 “이들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상당한데도 관공서와 각 단체의 외면은 개선되지 않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대전일보 申鎭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