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에 눈물 흘리던 외국인노동자 "이제는 달라졌다" 정 주고 받아

외국인 노동자하면 아직도 우리에게는 어두운 단면이 떠오르지만 이제 이들은 한국 사회에 적응하며 살아가는 우리의 한 부분이 됐다.

어려운 현실이지만 우리 사회에 열심히 동화돼 살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만나봤다.

한국말 연습 한창인 노즈룰씨의 말하기 주제는 '고마운 사람들'

방글라데시에서 온 노즈룰(27)씨는 한국말 연습에 한창이다.

부천 외국인 지원센터에서 한국말을 배운지 2년째 됐다는 노즈룰 씨는 이번에 용기를 내 한국말 경연대회에 나가기로 했다.

말하기 주제는 '고마운 사람들'.

노즈룰씨에게 누구보다 고마운 사람은 자신과 같은 공장에 근무하는 한국인 동료들이다.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자신을 챙겨주는 동료들이 있어 한국에 정이 간다는 노즈룰씨.

궁금한 것을 물어봤을 때 "타지 생활이 얼마나 힘드냐"며 걱정해주는 한국인 이웃들도 고마운 사람들에서 빠질 수 없다.

같은 대회에 참가하는 중국 동포 최춘화(28)씨의 말하기 주제는 '나의 뿌리'. 최씨는 중국에서나 한국에서나 이방인인 자신의 처지가 안타까워 이 주제를 택했다.

최씨는 "중국에 있을 때에는 모두 다 나를 한국사람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한국에 오니까 나를 중국사람으로 생각해 매일밤 울고 지냈다"고 했다.

하지만 이제 최씨는 "지금은 달라졌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초기 정착 땐 차별·놀림에 밤샘 눈물, "지금은 달라졌다"

외국인 노동자 자녀들도 한국인 학교에서 적응하기는 어른 못지 않다. 밴드를 결성해 연습중이라는 몽골인 자매 선희(15), 문희(14).

이들에게는 몽골식 이름이 있지만 본인들에게도 이제는 한국 이름이 더 익숙해졌다. 물론 이들 자매에게도 처음 한국 생활은 쉽지 않았다.

두 자매는 "처음에 한국의 초등학교로 전학왔을 당시에는 발음도 잘 안되고 반 친구들도 놀려대 답답했지만 지금은 다시 몽골로 돌아가기 싫을 정도로 한국에 정이 들었다"고 입을 모았다.

선희, 문희에게는 "몽골로 돌아가지말고, 자신의 집에서 같이 살자"는 친구들도 생겼다.

"너무 정이 들어 다시 고향땅에 돌아가도 한국 생각이 날 것"이라는 외국인 노동자들. 이제 그들은 이방인이 아닌 우리의 한 부분이 됐다.

CBS 사회부 장윤미 기자 jym@cbs.co.kr / 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