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는 이익단체를 위한 고용허가제 대행기관이라며 일원화 방침을 철회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서울외국인노동자센터 등 40여개 사회시민단체가 활동하는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는 7일, "최근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이 후퇴를 거듭하며 파행을 예고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기업 친화적 행정과 경제 활성화를 표방하는 현 정부의 정책이 한국 노동자들 뿐 아니라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조건마저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9월25일 정부는 '국가경쟁력 강화위원회' 제7차 회의를 통해 외국인력 도입과 관리에 있어 기업의 인력 수요에 맞도록 개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이 회의의 내용을 살펴보면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는 "고용허가제의 핵심사항인 최저임금제를 파기하고 있다"며 "또한 이익단체인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에 고용허가제 관리행정을 사실상 맡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현지 모집, 선발, 도입 등 입국과정에 대한 산업인력공단의 역할을 제외하면, 앞으로 중소기업중앙회가 이들에 대한 전반적인 사후관리를 맡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산업인력공단과 업종별 업무대행기관(중기중앙회, 건설협회, 농협, 수협)이 병행 실시하고 있던 서류신청 등 업무대행, 취업교육, 사후지원 서비스를 앞으로는 이들 민간 이익단체들로 일원화하도록 하고 있다"며 "그러나 사업주 단체이자 이익단체인 이들 대행기관이 실시하는 취업 교육에서 이주노동자의 인권과 노동권 보장을 위한 교육은 기대할 수 없고 사후지원에 있어서도 이주노동자의 인권 보장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올 국정감사에서도 한나라당 박대해 의원(환경노동위원회)이 2006년 국정감사에서 비리발생 문제로 지탄을 받았던 중기중앙회를 현 정부가 고용허가제 대행기관으로 일원화해 지원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이에 외국인이주·노동운동협의회는 "이명박 정부가 소위 '비즈니스 프랜들리' 정책을 표방하고 있으나, 작금의 상황을 볼 때 현행 고용허가제가 '부정비리 프랜들리'로 변질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판단한다"며 "고용허가제를 파행으로 이끌고 있는 정부는 각성하하고 비리발생의 주범에게 고용허가제 업무를 맡기는 노동부도 각성해야 하며 고용허가제의 독소조항을 즉각 폐기하고, 대행기관 일원화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록환 기자 (cihur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