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결혼으로 맺어진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원과 교육시스템 구축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외국인 근로자와 함께 국제결혼 가정이 늘어나면서 다문화가정 2세들이 본격적인 취학연령에 접어들었지만 의사소통과 피부색, 집단 따돌림 등으로 인한 정체성 문제로 고민하는 가정이 적잖다. 이에 본보는 3차례에 걸쳐 다문화가정 교육의 실태와 필요성 등에 대해 집중 점검해 본다.

20일 경기도다문화교육센터와 교육인적자원부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07년 3월 말 현재 초·중·고에 재학 중인 국제결혼 자녀는 7천988명으로, 전년도 6천121명에 비해 30.6%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경기도의 경우 전체 재학생 가운데 23.1%로 가장 많았으며, 서울 12.2%, 전남 11.8%, 전북 9.1%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법무부에 등록된 외국인 가운데 취학 연령대(7~18세)는 1만7천287명으로 추정되지만 이 가운데 7천800명은 외국인 학교에 다니고 있고 일반학교 재학생은 1천574명에 불과하다.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 및 국제결혼 확산 추세에 맞춰 외국인 영주권 부여 확대와 귀화제도 간소화, 이중국적 허용 등 다양한 제도로 다문화가정이 늘어날 수 있는 여건은 조성된 반면 다문화가정을 우리사회에 연착시킬 수 있는 제도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다문화가정이 갖고 있는 공통적인 고민은 2세 교육이다. 국제결혼에 따른 2세들의 학교진학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외모차별이 여전하고 교육의 대물림이 심한 우리사회의 특성상 이들의 학교생활 적응을 도와 진학과 취업을 무난히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대부분의 다문화가정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워 맞벌이를 하고 있기 때문에 상당수 아이들이 홀로 방치되는 경우가 많은 점도 이들의 학교적응 실패의 원인이 되고 있다.

국제결혼 가정 자녀들이 학교에서 겪는 어려움은 통계에서도 나타났다. 2005년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이들의 17.6%가 학교에서 집단 따돌림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집단 따돌림의 이유는 "엄마가 외국인이라서(34.1%)"가 제일 많았고, "의사소통이 잘 안 돼서(20.7%)" "특별한 이유 없이(15.9%)" 가 뒤를 이었다.
 이처럼 외국인 근로자 자녀나 국제결혼 가정 자녀 등이 피부색과 언어소통 문제 등으로 정규학교에서 제대로 생활하지 못해 사회에 정착하지 못할 경우 향후 인종갈등 등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서종남 경기도다문화교육센터 부소장은 "한국사회는 이미 본격적인 다인종, 다민족, 다문화 사회 속으로 편입됐고 이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외국인과의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체계적인 2세 교육이 절실하다"며 "이벤트 형식의 교육이 아닌 다문화가정 2세들이 실생활에서 피부에 와 닿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부일보 2008-02-21]

[엄득호기자/dha@joongbo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