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3만여명 외국인노동자의 인권을 위해 일해온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가 지난 2일 10주년을 맞았다. 외노협은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관심이 전무했던 1995년부터 산업연수제도 폐지를 주장하며 합법적인 외국인력 도입정책을 요구해왔다. 외노협 10번째 생일잔치가 열린 8일 서울 충정로 사무실에서 만난 외노협 상임대표 박경서(43·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 소장) 목사는 그간의 활동을 차분하게 밝혔다. 박 목사는 1999년부터 외국인노동자를 위해 일해왔으며 올 2월부터는 외노협 상임대표로 헌신하고 있다.

박 목사는 “95년 1월 명동성당에서 13명의 네팔 연수생들의 농성을 지원하고 정부 차원의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결성한 ‘외국인 산업연수생 인권보장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외노협의 출발”이라며 “외노협은 개별 단체가 아닌 협의체로서 10년간 외국인노동자 지원활동을 해왔다”며 10주년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나 외노협 활동에 대해 그가 매긴 점수는 예상외로 낮았다.

“75점 정도 될까요? 외국인노동자들을 돕기 위해 투쟁과 단식을 마다하지 않았고 그 결과 정부는 고용허가제를 도입하게 됐습니다. 2002년 대선유권자연대 활동을 통해 한국사회 10대 정책과제에 포함시켰고 2003년 국가인권위 외국인력정책 개선 권고안을 통해 외국인노동자의 인권 문제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기도 했습니다. 그런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에 75점을 준 것입니다.”

박 목사가 외국인노동자를 위해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는 것은 두 가지다. 고용허가제도 중 외국인노동자들의 노동권리를 제약하는 독소조항을 삭제하는 것과 외국인노동자들이 한국 사회에서 동등한 일원으로 자리잡도록 하는 것이다.

서윤경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