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 단속을 피하던 베트남 출신 여성 노동자가 2층서 뛰어내려 전치 12주의 상처를 입었지만 치료를 받지 못한 채 곧바로 보호소에 수감돼 인권침해 논란을 빚고 있다.

부산외국인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등 부산지역 50여개 단체로 구성된 '강제추방반대와 미등록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위한 부산경남공동대책위'(이해 대책위)는 19일 저녁 8시30분경 베트남 출신 투하(41)가 부산 강서구 소재 한 업체 부근에서 이같은 사고를 당했다고 밝혔다.

▲ 투하씨가 다친 팔과 다리를 보이고 있다.
ⓒ2005 부산외국인노동자인권

투하는 지난 1997년 5월 입국했으며 체류 기간이 지나 미등록자로 분류되어 출입국관리사무소의 단속 대상이었다.

대책위 관계자는 "투하는 부상 당한 몸으로 단속반원들에 의해 출입국관리사무소 보호소로 이송되었고, 그녀가 통증을 호소했지만 보호소 직원은 '아침이 되어야 병원에 갈 수 있다'면서 그녀의 고통을 외면했다"고 말했다.

투하의 친구로부터 제보를 받은 부산외국인노동자인권을위한모임 관계자가 20일 오전 출입국관리사무소를 방문, 투하는 상담원과 동행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대책위 관계자는 "병원에서 전치 12주의 진단이 나왔고, 의사로부터 깁스나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말했다.

투하는 병원에서 오른쪽 다리 전체에 깁스를 한 채 이날 오후 보호소에 재수감되었다. 출입국관리사무소측은 투하의 보호를 일시 해제하기 위해서는 한국인 보호자가 보증을 서야 하고, 보증금(300만원)을 지불해야만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대책위는 20일 낸 성명에서 "무리한 강제단속으로 야기된 베트남 노동자의 상해에 대해 출입국관리사무소측은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면서 "원인제공을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한 만큼 치료비를 부담해야 하고, 인권침해를 야기하는 단속추방정책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부산출입국관리사무소측은 투하씨의 병원 치료비를 부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윤성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