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범죄 저지를 가능성만 있어도 “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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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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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7.27 1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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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개정된 출입국관리법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만으로도 강제퇴거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등 이주노동자들의 인권을 침해하는 독소조항을 다수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오전 인권단체연석회의 주최로 열린 ‘출입국관리법의 인권침해에 관한 토론 및 사례발표’<사진>에 발제자로 참석한 정정훈 변호사는 이주노동자의 강제퇴거를 규정하고 있는 출입국관리법 제11조1항(△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 △경제질서 또는 사회질서를 해하거나 선량한 풍속을 해하는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자)의 내용을 예로 들며 “행동을 할 염려가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강제퇴거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지나친 행정편의적 처분이므로 ‘행동의 종료가 있는 경우’에 한해 강제퇴거를 할 수 있도록 법규정을 개정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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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위의 법조항들의 ‘모호성’으로 인해 출입국관리 기관의 재량 판단의 여지가 지나치게 광범위 해진다며 “자의적인 법 해석에 의한 불공정한 집행의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법 조항 모호…자의적 해석에 의한 불공정 법집행 가능성 커
개정법이 규정하고 있는 강제퇴거 사유에 대한 문제점도 제기됐다. 정 변호사는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를 받고 석방된 자를 강제퇴거 할 수 있도록 한 규정(법 제46조 제1항 제11호)도 선고유예나 집행유예 판결의 경우를 제외하도록 명확하게 개정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개정법에 추가된 강제퇴거 사유 중 ‘법무부령이 정하는 자’ 규정에 대해서는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내부 지침에 불과한 법무부령으로 강제퇴거 사유를 규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강제퇴거 제도의 남용이 우려되며, 기본권 제한의 법률유보원칙 및 명확성의 원칙에 비추어도 부당하므로 이 조항의 삭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제퇴거 명령에 대한 집행정지제도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개정법은 강제퇴거 명령이 내려지면 강제퇴거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의 계속 여부 및 처분에 대한 취소소송의 제기 여부와 상관없이(행정법의 집행부정지원칙으로 인해) 강제퇴거 명령을 집행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 변호사는 “외국인 특히 이주노동자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고, 강제퇴거의 집행으로 인한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취지에서 집행정지제도의 모색이 필요하다”며 “이의신청이 있는 경우에 이의신청에 대한 결정이 있기 전까지는 집행을 정지하도록 명문화 하는 방법 및 예외적으로 외국인이라는 특수성을 고려해 취소소송(심판)이 제기되는 경우에 집행을 정지할 수 있도록 출입국관리법에 근거규정을 마련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강제퇴거명령의 집행을 위한 ‘보호’의 경우 보호 기간의 제한을 두지 않아 사실상 ‘무기한 구금’에 가깝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이러한 ‘장기간 보호’는 이의신청 등 불복방법이 없어 헌법상의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인권침해적인 규정이라는 주장이다.
정 변호사는 “불구속수사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사실상 구속수사와 동일하게 장기간 보호소에서 인신의 자유를 제한한 상태에서 수사절차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보호제도를 편법적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며 “일정기간을 넘어서는 보호가 필요한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인권적 관점에서 법개정 필요
한편, 개정 출입국관리법이 안고 있는 강제퇴거 문제와 관련해 이날 발표회를 주최한 인권단체들은 “강제퇴거의 결정과 집행에 있어 헌법상의 적정절차의 원칙 및 인권보장의 정신이 존중돼야 한다”며 이후 △9월 정기국회에 출입국관리법 개정안 발의 △국정감사시기 이주노동자 단속 추방과정 실태 폭로 △출입국관리법 개정안 공청회 및 입법투쟁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는 “개정된 출입국관리법은 조금이라도 문제가 되면 단속, 구금, 퇴출할 수 있다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적 인식을 토대로 만들어진 법”이라며 “인권단체들은 이 법이 기초하고 있는 원칙과 철학이 인권적인가 여부를 꼼꼼히 따져본 후, 법 개정 투쟁 등 실천투쟁을 벌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구은회 press79@labortoday.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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