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기업이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하는 이유는 절대적으로 내국인 구인의 어려움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노동연구원은 최근 외국인 근로자 고용 사업장 300개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63%의 기업이 외국인 고용 이유에 대해 ‘한국인 근로자를 구할 수 없어서’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금이 싸기 때문에’(10.3%), ‘이직률이 낮으므로’(7.7%) 등으로 내국인 근로 기피가 외국인 근로자 채용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뒷받침했다.

고용허가제 실시 이후 인권향상 여부에 대해서는 절반 이상인 55.7%가 ‘그렇다’고 답했고, 이어 ‘보통이다’(28.7%) ‘매우 그렇다’(9.3%) 순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근로자의 평균임금은 1백만원 수준(시간외 수당 28만원 포함)이며 74%가 회사 기숙사를 제공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주노동자인권연대도 이날 ‘고용허가제 실태조사 보고서’를 내고 고용허가제 1년을 평가했다. 인권연대는 134명의 고용허가제 인력을 대상으로 한 면담조사를 바탕으로 ▲현지 송출비리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 ▲외국인 근로자 사업장 이동 제한 완화 ▲입국 후 사후지원 서비스 강화 등을 제안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고용허가제 입국 근로자의 절반에 가까운 49.2%가 친인척이나 인력소개업체에서 한국 입국을 소개받았다고 답해 비리 개입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63.3%의 근로자가 낮은 임금, 과중한 업무 등을 이유로 사업장을 옮기고 싶다고 답해 이들의 고충을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 확충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인권연대는 “정부가 이주노동자 문제를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는다면 산업연수제도가 불법체류자를 양산해 온 과거 전철을 답습할 것”이라며 “‘관리와 통제’가 아닌 ‘통합성과 유연성’을 지향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경향신문 이상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