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빈민가 무슬림 청년들의 폭력 소요가 열흘 넘게 계속되는 가운데 프랑스 정부가 질서 회복과 범법자에 대한 단호한 대처를 천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 도시 수십곳의 차량과 건물에 대한 방화와 폭력 시위는 수그러들 줄 모르고 있다. 소요사태의 도미노는 이제 프랑스 국경을 넘어 유럽의 다른 나라로 확산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외견상 이번 사태의 원인은 비교적 단순하다. 북아프리카계 10대 소년 두 명이 경찰 검문을 피해 달아나다 감전사하면서 촉발됐기 때문이다. 경찰의 과잉 단속으로 자식들이 희생됐다고 주장하는 유가족과 소년들을 직접 겨냥해 추격하지 않았는데 지레 겁을 먹고 도주하다 스스로 변을 당했다는 경찰의 주장이 팽팽히 맞선 가운데,빈민 청년들이 소요를 주도하면서 사태가 번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뿌리는 생각보다 넓고 깊다. 현재 프랑스 인구의 10%에 가까운 500여만명이 북아프리카계 무슬림이다. 대부분 변두리 달동네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이들은 차별과 소외속에서 가난을 대물림하면서 고된 삶을 이어오고 있다. 무슬림 대졸자의 실업률이 무려 26%에 이르고 있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다. 결국 프랑스 사회가 인종 차별과 취업 기회 박탈 등으로 이들을 장기간 방치한데 대한 반감이 이번에 함께 폭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프랑스 소요사태를 바라보면서 우리 또한 예외일 수 없음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나라엔 현재 불법체류 신분을 포함해 42만명의 이주노동자가 체류하고 있다. 외국인 고용허가제 등 이주노동자를 위한 시책이 하나 둘 정비되고는 있다고 하지만 구조적으로 3D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을 보듬어주기엔 사회안전망이 취약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 사회 전반에 만연된 저개발국가 출신 이주자들에 대한 노골적인 차별의식이다. 무슬림 통합정책이라는 ‘톨레랑스’ 시책을 채택한 프랑스에서조차 이런 불상사가 일어났음을 우리는 유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