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파도 병원에 가기 힘들고 배우고 싶어도 학교에 가기 힘든 아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불법체류 중인 이주노동자의 자녀들인데요,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어도 부모가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로 우리 사회에서 아무런 혜택도 받지 못한 채 소외당하고 있습니다.

정홍규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오년 전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스리랑카 이주노동자의 아들 하영광 군.

생김새만 다를 뿐 우리말을 쓰고 우리 음식을 좋아하는 것은 여느 평범한 아이들과 다르지 않지만, 부모가 불법체류자라는 이유만으로 영광이는 언제라도 벌금을 물고 스리랑카로 쫓겨날 처집니다.

<인터뷰> 야무나(하영광 군 어머니): "(아이가 집에 없으면) 계속 밖에 나가서 아이가 어디있는지 봐요. 진짜 무서워요. 아이를 잡아가면 저 어떻게 해요?"

태어나면서부터 불법체류자다 보니 학교 교육도 받기가 힘들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등 어떤 공공서비스 혜택도 받을 수 없습니다.

<인터뷰> 인디라 (몽골): "병원카드 한국사람처럼 못 받아요. 다 비싸게 해요. 그런데도 할 수 없어요. 아프지 않고 계속 조심해서 살아야 돼요."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어도 외국인 자녀에게는 한국 국적을 주지 않는 정부의 속인주의 정책 때문에 불법체류가 대물림되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뷰> 이해령(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 "한국에서 태어난 아기들은 국경을 넘은 적이 없기 때문에 법을 어긴 적이 없어요. 그냥 이 곳에서 태어난 죄밖에 없거든요. 그런데 단순히 부모가 비자가 없다고 해서.."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이주노동자 자녀에게 만큼은 영주권을 부여해 합법 체류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인터뷰> 송수진 박사(어린이보호재단): "영주권을 줘 아이들의 교육기본권과 보건권 등의 권리를 이 땅에서 누릴 수 있도록..."

우리나라가 지난 91년 가입한 유엔 국제아동권리협약에는 국적과 인종 등 그 어떤 이유로도 어린이를 차별해서는 안된다고 돼 있습니다.

KBS 뉴스 정홍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