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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11.24 13: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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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박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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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랑 묘셔우씨와 신부 울레아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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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두손병원 제공 | 지난 11월 20일(일) 오후 1시 경기도 안산시 원곡성당에서는 이주노동자 남녀 한 쌍의 이색 결혼식이 눈길을 끌었다. 신랑은 묘셔우(33·미얀마), 신부는 울레아(32·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씨. 성당 신부님이 주례를 해주셨고, 신부 손을 잡고 식장에 들어가신 분은 두손병원 이사장님이었다.
결혼식이 시작되기 전부터 하객들의 눈은 붉어져 있었다. 신랑 신부는 두 사람 다 프레스 기계에 손가락을 심하게 다쳐 병원 입원했고, 거기서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병원에서 서로를 위로하다 사랑이 싹텄고 주위의 많은 분들 도움으로 결혼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신랑 묘셔우씨의 손가락은 세 개, 신부 울레아씨의 손가락은 여섯 개로 모두 합해야 아홉 개가 고작이다.
묘셔우씨는 1995년 24살에 한국에 와서 사출일, 가구공장, 청바지, 봉제공장, 아파트 공사장 막노동 그리고 신문배달 등 10년 동안 온갖 궂은 일을 하면서 성실하게 살아왔다. 그는 2004년 7월 8일, 안산 시화공단 내 공장에서 프레스 작업을 바쁘게 하다가 그만 손이 말려들어가 양손 엄지손가락만 남고 손가락이 모두 절단되고 말았다. 묘셔우씨는 다치기 전부터 자신과 같은 처지의 다친 이주 노동자 동료들 돕는 일을 하였으며 통역도 해주고 궂은일에 앞장을 서 주위에서는 칭찬이 자자하였다.
묘셔우씨는 다친 이주노동자들을 돕다가 손가락 전문 접합수술 병원 두손병원을 알게 되었는데 본인도 프레스에 손가락을 다치자 두손병원에서 손가락 수술을 하였다. 너무 심하게 다쳐 손가락을 다 살리지 못하고 엄지손가락만 살리게 되었다.
두손병원의 김용희 과장님은 묘셔우씨가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식사 등을 할 수 있도록 왼발 두 번째 검지발가락을 떼어서 왼손 3번째 중지에 이식하는 수술을 7시간 동안 해주었다.
두손병원 직원들은 이식수술이 진행되는 동안 이식수술이 성공할 수 있도록 간절한 기도를 하였고 결국 성공하였다. 황종익 원장님은 손가락 성형수술도 무료로 해주셨다.
묘셔우씨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에도 자신과 같이 다쳐서 고통 받는 동료를 돕는 일을 하다가 신부 울레아씨를 만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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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랑 묘셔우씨의 손가락은 세 개, 신부 울레아씨의 손가락은 여섯 개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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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두손병원 제공 |
| 울레아씨는 한국에 온 지 1년만에 프레스 기계에 엄지만 남기고 오른손 손가락들이 모두 절단이 되었다. 울레아씨는 한국말도 잘 모르고 불안에 떨고 있을 때 묘셔우씨를 병원에서 만나 사랑을 키워 나갔다.
안산가톨릭이주노동자사목센터(갈릴레아)에서는 묘셔우, 울레아씨 의견을 묻고 결혼식을 준비하였고, 도움의 손길을 찾아서 연결해 주었다. 안산시청 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에서는 웨딩드레스, 사진촬영, 신부화장 등을 도움받을 수 있도록 연결해주었고 원곡성당 신부님은 신랑신부가 호텔에 하루를 묵을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서울 잠실성당에 다니는 분은 뷔페를 준비해주셨고 두손병원에서는 이사장님이 신부 손을 잡고 입장하였고 직원들도 많이 참석하였다.
신부가 신랑에게 손가락이 없어 반지를 끼워주지 못할 때 하객들 눈가에 눈물이 흘렀다. 외국에서 올리는 결혼식이라 비록 양가 부모는 참석치 못하였지만 이들의 결혼식을 위해서 주위의 많은 분들이 수고를 하였기에 너무나도 따뜻하고 훈훈하고 감동을 주는 결혼식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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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랑 묘셔우씨와 신부 울레아씨 결혼식 하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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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 두손병원 제공 |
| 신랑 신부는 결혼식을 위해서 수고를 한 많은 분들 덕분에 그동안 겪었던 서러움과 한국에 대한 원망은 많이 사라지고 고마움을 많이 느꼈다고 하였다.
안산가톨릭이주노동자사목센터 유진 신부님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돈을 벌기 위해서 와서 불행히도 일을 하다가 신체에 손가락 등 상해를 입으면 자포자기하고 알코올중독자가 되기도 하나, 이주노동자에게 베풀어지는 따뜻한 관심과 배려는 그들이 건강하게 일을 하고 나아가 그들의 잠재력을 계발하며 재능을 펼쳐 보이게 한다"고 힘주어서 이야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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