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례 1. 2003년 12월말 입국한 네팔 산업연수생 A씨 등 6명은 경남 창원 모기업에서 일을 하면서 매월 건강보험료 명목으로 연수생 1명 당 17,000-20,000원을 공제해왔는데 국민건강보험공단에 확인해 보니 1명만 가입된 상태였고 3명은 올해 초에야 가입됐고, 나머지 2명은 가입조차 되어 있지 않았다.

# 사례 2. 모 사후관리업체는 올해 3월 연수생 신분의 파키스탄인 T씨 등 2명을 김해에 있는 모업체로 사업장 변경을 시켰는데 이 회사는 애초부터 외국인을 고용할 수 없는 부적격 업체였다. 이때문에 T씨는 4월에 야근을 하다 산재를 당해 치료를 받고 있던 중 출입국관리소로부터 미등록체류자로 단속돼 20일 동안 보호조치됐다가 풀려났다.

정부가 오는 2007년에 산업연수생제도를 폐지하기로 한 가운데 외국인 연수생들에 대해 사후 관리를 해야 할 중소기업협동조합과 사후관리업체들이 사후관리를 외면해 인권침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이철승 소장)는 1일 상담소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연수업체의 탈법과 중기협의 책임 방기, 관리부실로 인한 이주노동자 인권피해가 잇따르고 있어 정부에 산업연수생제도 폐지에 대한 단호한 태도와 함께 중기협 감독 강화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는 "정부가 지난 5월 산업연수생제도를 폐지하겠다고 발표해 놓고 지난 10월에는 2006년에도 연수생을 도입하겠다는 어처구니 없는 결정을 내렸다"며 "정부가 과연 이 제도를 없앨 의지가 명확히 있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 정부는 2006년 연수생 신규 도입 결정을 전면 백지화하고 산업연수생제도 폐지 수순을 착실히 밟고 산업연수생 제도 폐지에 따른 사후관리 감독소홀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중기협과 사후관리업체의 업무에 대한 지도와 감독을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관계자는 "산업연수생 사후관리는 해당 송출업체 한국지사(사후관리업체)에서 1차적으로 관리를 하고 제대로 절충이 되지 않을 때는 중기협에서 직접 현장에 직원을 파견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며 산업연수생 관리에 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한 사후관리업체 관계자도 "산업연수생들이 민원이 들어올 경우 해당 업체를 방문해 조사하고 결과를 중기협에 보고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체류 외국인 산업연수생의 처우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남외국인노동자상담소는 이날 국내 체류 외국인노동자 165명을 대상으로 생활전반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산업연수생들이 노동과 생활조건, 직장생활 등에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작업환경의 심각성에 대해 '심각하다'는 산업연수생이 55.4%, 한국인 동료관계에 대해 '심각하다'는 산업연수생이 50%를 차지했다.

또 조롱과 욕설의 문제에 대해서는 '심각하다'는 산업연수생이 58%, 신분증 압류에 대해서는 '심각하다'는 산업연수생이 46.2% 등으로 나타나 인권침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위험한 기계나 기구 조작에 대해 산업연수생 56.9%가 산재위험을 많이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산재치료 방법에 대해 산재보험으로 처리한 경우는 21.9%로, 사업주가 전액부담한 경우 23.4%보다도 낮아 산재처리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