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수생 관리를 책임진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가 관리비 명목으로 돈만 챙긴채 관리책임을 모두 영세 송출업체에 맡기고 있어 외국인 노동자 송출 비리와 인권침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끊이지 않는 송출비리, 외국인 노동자들 구제받을 길 없어

특히 내년부터 전면 시행되는 고용허가제 역시 관리체계가 중기협이 주축이 된 산업연수생 제도와 다를게 없어 문제가 반복될 우려를 낳고 있다.

지난해 8월 산업연수생으로 한국을 찾은 파키스탄인 카베르누르씨와 라자크씨.

이들은 부산의 한 신발제조업체에서 일하다 두통과 구토 증상 등 직업병을 얻어 병원을 찾았다.

하지만 업체측에서는 허락도 없이 병원에 갔다는 이유로 이들을 해고했고 며칠 뒤 송출업체가 이들을 강제로 차에 태운 뒤 여의도 한복판에 내버려졌다.

이들이 한국에 오면서 송출업체에 지불한 돈은 각각 7000달러.

최고 1500달러인 공식 송출비용에 비해 무려 다섯 배나 많은 액수다.

이에 대해 카베르누르씨는 "땅 팔아 한국 왔는데, 정말 힘들다. 책임져야 할 식구가 7명인데..."라며 하소연 한다.

중소기업청→중소기협협동중앙회→영세 송출업체,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

상황이 이런데도 이를 관리. 감독할 책임이 있는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는 송출업체의 횡포나 외국인노동자의 피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

이에대해 외국인노동자인권단체들은 연수관리비 명목으로 연간 백억원이 넘는 돈을 챙기는 중기협이 사후관리는 모두 영세 송출업체들에 떠넘기고 있다며 비판한다.

이주노동자인권연대 최현모 사무국장은 "중기협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모집부터 출국까지 전체과정에 개입되어 있다"며 "모든 비리의 가장 배후가 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중기협에 모든 업무를 위임한 중소기업청은 인력부족 등을 핑계로 제도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감시를 할 뿐 실태 감시까지는 하기 어렵다는 입장만을 반복하고 있다.

전면 실시되는 고용허가제도 같은 관리체계, 제2의 산업연수생제 우려

특히 2007년 1월부터는 산업연수생제도가 폐지되고 고용허가제로 제도의 일원화가 이루어질 예정이지만 관리는 여전히 중기협과 송출업체가 맡는다.

결국 제도는 바뀌지만 관리체계는 그대로 유지하는 고용허가제가 또 하나의 산업연수생제를 양산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CBS사회부 임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