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사무소 "인원 부족으로 안전사고 방지 못해"…인권단체 "한밤 기습 등 무리한 단속 피해야"

국내에 불법 체류하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출입국관리소의 단속을 피하려다 숨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어 단속방법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7일 밤 11시 30분쯤 경기도 부천시 도당동의 한 공장 3층 옥탑으로 인천출입국관리소 단속반원과 공익근무요원 10여명이 들이닥쳤다.

이 때 방에 있던 인도네시아 출신 불법체류노동자 누르 푸아드씨(30)는 단속을 피하려고 창문을 통해 달아나다 그만 바닥에 떨어졌다.

푸아드씨는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으나 다음날 새벽 숨졌다.

이에 앞서 지난 2월 27일 새벽 경기도 수원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는 불법 체류 혐의로 조사를 받던 터키인 27살 코스쿤씨가 6층 보호실에서 뛰어내리다 숨졌다.

당시 코스쿤씨는 보호실 화장실 벽에 설치된 아크릴 창을 떼어내고 좌변기 뚜껑으로 유리창문을 깬 뒤 뛰어내리다 변을 당했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같은 장소에서 40대 중국인이 뛰어내리다 숨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권단체들은 당국의 무리한 단속이 이 같은 사고를 불러온다는 입장이다.

외국인이주노동자대책협의회 우삼열 사무국장은 "정부의 대대적인 단속에 의해서 노동자들이 도망가다 사망하거나 한밤에 주거지에 침입하는 등단속의 부작용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출입국관리소 직원들도 단속 전문요원 부족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 인천출입국 관리소 관계자는 "단속에 많은 수가 없어서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없는 것이 구조적인 문제지만 그 이전에 이 사람들은 극단적인 형편에 처해있어서 도주를 빈번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출입국관리소의 경우 불과 7명의 단속반원이 5개 시와 2 개군을 담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인력을 늘리고 단속 방법을 개선하지 않는 한 사고의 악순환은 계속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CBS사회부 육덕수 기자 cosmos@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