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의 참사가 ‘인재’였다는 물증이 잇따라 드러나고 있다.
또 방화를 저지른 인물로 지목된 김명식씨의 본명이 김광석씨로 밝혀지는 등 이번 사건의 전모가 하나씩 공개되면서 경찰 수사도 한층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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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가 13일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 화재 희생자들의 합동 분향소가 차려진 여수 성심병원 영안실에서 헌화하고 있다. /정지윤기자 |
닝푸쿠이 주한 중국대사는 이번 화재사건에 대해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한점의 의문점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닝 대사는 이날 오전 여수화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전남 여수 성심병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지금은 한국정부의 조사 결과가 매우 중요하고 상황을 봐가며 관련 문제를 협의하겠다”며 “한국측에 부상자에 대한 치료와 유가족에 대한 편의를 제공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방화 용의자로 지목된 김명식씨(39)의 본명이 김광석(39·金光錫·Jin Guangxi)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무소측은 전날 오후 7시30분쯤 한사람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김명식이 나의 중국인 조카 김광석인 것 같다”고 말한 뒤 e메일로 사진을 보내왔다고 밝혔다.
사무소측은 중국에 사는 김씨의 부인과 동생에게 전화해 김명식으로 알려진 이름이 ‘김광석’이며 2000년 9월쯤 한국으로 밀입국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또 김씨의 호구부, 결혼증, 가족사진 등도 팩스로 받았다.
이처럼 김씨의 신원 확인이 늦어지는 바람에 영정사진을 놓고 한때 혼선이 벌어지기도 했다.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여수 성심병원에는 닝 대사의 방문을 전후로 갑자기 전날까지 없었던 김씨의 사진이 나타나 유족들과 관련자들을 당혹케 했다. 이 사진은 언론보도를 접하고 김씨의 조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e메일을 통해 보내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무소측은 닝 대사가 분향소를 떠난 뒤 곧바로 김씨의 사진을 회수했다가 ‘확인도 안된 사진으로 중국 대사에게 눈속임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자 다시 사진을 설치, 혼선을 부채질했다.
여수외국인보호소 화재참사 시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3층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정부가 이번 사태에 대해 유가족과 국민들에게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이날 “이번 참사과정에서 화재경보기 작동, 인명대피, 화재진압 등 각종 대응조치가 부실하게 이뤄졌다”며 “2005년부터 국가인권위원회가 단속 및 보호소 실태조사를 통해 각종 개선을 권고했으나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20만명에 달하는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이주인 보호시설에 대한 실태조사와 대책이 수립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열린우리당 여수화재참사 진상조사위원회는 이날 “한국에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의 관리를 담당할 이민청 신설 여부를 당정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서갑원 의원 등 진상조사위 위원들은 외국인 사망자들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여수 성심병원과 출입국관리사무소를 둘러본 뒤 “법무부와 열린우리당, 인권위 등 관계기관이 참여해 이민청 신설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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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4 1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