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여성차별철폐위원회(CEDAW)가 우리나라의 인신매매성 국제결혼 증가에 우려를 표시했다고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이 5일 밝혔다.

이 단체들은 위원회가 한국 정부의 여성인권 관련 정기보고서를 검토해 최종권고를 발표했다며 권고문을 공개했다. 권고문에 따르면, 위원회는 인신매매적인 국제결혼 증가와 국제결혼 가정에 만연한 가정폭력에 우려를 표하며 결혼중개업자의 활동을 규제하는 법률 제정을 촉구했다. 또한 이를 위해 한국 정부에 ‘유엔 국제조직범죄협약의 인신매매방지의정서’ 및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권리보호에 관한 협약’의 비준을 권고했다.

이 밖에 위원회는 △부부강간을 범죄로 규정 △성폭력 범죄 기소에서 친고죄 폐지 △성매매 종사 여성의 범죄 규정에서 제외 등을 권고했다. 또한 여성노동 문제에서 △정규직에서 여성 수 증대 △동일한 노동에 동등한 임금을 보장하는 남녀고용평등법의 조항 시행 등을 요구했다. 또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출산 혹은 연구를 목적으로 난자 기부 혹은 난자 채취를 하는 것을 규제할 것을 요구했으며, 여성의 최소 법정 혼인연령을 남성과 동등한 18살로 조정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등은 논평을 내어 국제기구들도 인신매매성 국제결혼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있다며 “이주여성들의 인권 보장을 위하여 필요한 국제 협약에 비준하고 결혼중개업자의 활동을 규제하는 법률을 시급히 제정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여성가족부가 전국의 만 19살 이상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이날 발표한 ‘국제결혼 이민자에 관한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72.6%가 “세계화 흐름 속에서 단일민족만을 고집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 이민자에 대해서는 79.4%가 호의적인 태도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11월 국무조정실이 같은 질문으로 조사했을 때 48.7%에 그쳤던 것에 견줘 크게 늘어난 수치라고 여성가족부는 설명했다. 결혼 이민자의 사회 적응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94.3%가 결혼 이민자가 이웃에 살 경우 적응을 위해 “도움을 줄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기사등록 : 2007-09-05 오후 07:40: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