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개회된 제139회 임시회에 상정된 '부천시 거주외국인 지원조례(안)'을 놓고 민(民)과 관(官)이 충돌을 빚고 있다. 이는 소위 '불법체류자'인 미등록 이주민을 지원대상에 포함하느냐, 마느냐를 놓고 벌어진 것으로, 시 집행부가 발의한 조례(안)에는 미등록 이주자가 지원대상에 포함돼 있지 않다.

 

 

이때문에 부천외국인노동자의집, 아시아인권문화연대 등 주로 외국인 이주자들의 복지와 지원에 힘쓰고 있는 단체와 시민사회종교단체들은 이에 강력히 항의하며 오늘(18일) 오전 10시 시청 앞 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백선기 부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서기원 부천이주노동자선교협의회 총무, 송연순 부천이주노동자복지센터 대표 등 10여명은 기자회견에 앞서 해당 조례(안)의 심사를 담당하고 있는 부천시의회 행정복지위원회 박종국 위원장 등을 면담하고 이들의 주장을 담은 서한문을 전달했다.

 

이후 시청 앞으로 자리를 옮겨 기자회견을 개최, 30여명의 시민단체 활동가와 외국인노동자들이 참여했다.

 

이란주 아시아인권문화연대 대표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차별없는 이주민지원조례제정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가 발표됐다.

 

성명에 따르면 "부천시가 조례제정을 통해 거주 이주민에게 주민과 동일하게 지자체의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며, 각종 행정혜택, 한국어 및 기초생활 적응교육, 교충·생활·법률·취업상담 등 생활편의를 제공하고자 하는 기본 취지는 동의하고 환영한다"며 일단 이주민지원조례제정을 찬성하고 나섰다.

 

그러나 문제는 '제5조(지원대상'으로 조례(안) 상에는 "출입국관리법 등에 따라 대한민국에서 합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자'만을지원대상으로 한정, 이견이 발생한 것.

 

단체들은 "전체 거주이주민의 절반이 넘는 수많은 미등록이주민의 인권을 외면하고 볼모지로 내몰고 있음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미등록이주민이 비록 출입국관리법중 일부를 위반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기본적인 권리를 배제당하고 인간다운 삶마저 빼앗겨야 할 이유는 없다"고 주장했다.

 

또 "미등록이주민은 부천의 수많은 영세상업장에 노동력을 공급해 지역경지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각종 소비활동으로 간접세를 납부하는 등 부천경제에 적잖은 이익을 제공하고 있는 부천시의 거주민"이라며 "모든 거주 이주민의 인권보호와 지역사회 화합을 위해 차별없는 이주민 지원조례를 제정해 달라"고 덧붙였다.

 

반면 부천시 입장은 단호하다. '불법체류자에 대한 지원까지 포함한다면 출입국관리법 등 상위법을 위배하는 것'이라는 게 그 입장이다. 또한 이주민이 아닌 시민의 경우도 지원이 필요한 사람들이 많은 상황에서 불법체류자까지 지원해 줄 수는 없다는 것도 미등록이주민 배제의 중요한 이유로 거론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지원단체 등은 해당 조례(안)을 이번 회기에 처리하지 않고 시간을 두고 시민사회와 고민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결국 이들의 주장은 '미등록이주민의 지원대상 포함'이라는 점에서 시 집행부와의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조례(안) 심사 권한을 갖고 있는 의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행정복지위원회 의원들의 찬반의견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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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온 기자  kjo91n@hanmail.net